INSIDE

111퍼센트의 '퍼블리싱할 결심'

세 명의 레이블 리더가 말하는 슈퍼패스트의 퍼블리싱 기준

"궁극적으로 어떤 게임과 손잡고, 그 게임의 성과를 시장에서 얼마만큼 키울 것인가?"

슈퍼패스트 산하 게임 개발사 111퍼센트의 스튜디오와 레이블은 이 질문에 대해 본질적으로 함께 고민합니다.

지금의 111퍼센트의 입지를 굳건히 한 게임 IP1인 '랜덤다이스', '운빨존많겜', '협타디(협동타워디펜스)'의 이면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3명의 디렉터가 있습니다.

111
퍼센트에는 구스, 덤프트럭, 쌤띵, 도도, 오프문까지 총 5개의 레이블이 있는데요, 
이번 대담에서는 구스 레이블(한구), 덤프트럭 레이블(애덤), 쌤띵 레이블(쌤)의 LD를 먼저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왼쪽부터 애덤(덤프트럭 레이블 LD), 쌤(쌤띵 레이블 LD), 한구(구스 레이블 LD)

111퍼센트의 레이블 시스템이란?

111퍼센트는 원래 마케팅팀, 사업팀처럼 기능별로 나뉜 조직이었습니다.

현재 목적에 따라 게임을 만드는 스튜디오와, 그 게임을 시장에 선보이는 레이블로 나뉘어 있습니다. 스튜디오의 CD2(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게임 개발을 책임진다면, 레이블의 LD3(레이블 디렉터)는 스튜디오가 만든 게임이 시장에서 더 많은 유저를 만나고 더 크게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Match 스튜디오와 레이블은 서로에게 합이 가장 잘 맞는 상대를 함께 찾습니다. 레이블이 먼저 제안하기도 하고, 스튜디오가 함께하고 싶은 레이블에 먼저 제안하기도 하죠. 여러 레이블이 한 게임과 함께하고 싶어 할 때는 게임의 장점을 가장 잘 키워줄 레이블을 고르기도 합니다. 게임 단위로 정해지기 때문에 한 스튜디오의 게임들이 각기 다른 레이블을 만나기도 합니다.

Grow 레이블은 론칭부터 라이브까지 스튜디오 곁에서 게임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

Together 스튜디오는 여러 레이블이 함께하고 싶어 할 게임을, 레이블은 스튜디오가 먼저 찾아올 만한 퍼블리셔가 되기 위해 서로 노력합니다. 111퍼센트라는 작은 시장 안에서 서로가 서로의 좋은 파트너가 되는 구조입니다.

어쩌다 우리는 111퍼센트에 합류하게 되었나

한구, 애덤, 쌤님 모두 111퍼센트에 합류한 계기가 각기 달랐어요. 한구님은 인디 게임 개발자로, 쌤님은 기획에서 출발해 광고 수익화와 UA4를 다루던 마케터로, 애덤님은 RPG5를 만들던 PD6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는데요, 출발점이 다르면 게임을 보는 눈도 다를 거라 짐작하며 첫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떻게 111퍼센트에 합류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쌤  저는 비트망고에서 기획자로 시작해 광고 수익화와 BM7, UA를 맡고 있었어요. 그러다 랜덤다이스라는 게임이 나와서 보니 111퍼센트 산하 게임이었죠. 일전에 토니(대표)님을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성공하고 나면 그다음엔 뭐 하실 거예요?" 하고 물었더니 "이게 제일 재밌으니까 계속 게임을 만들 겁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답이 오래 기억에 남아, 2020년 이직할 당시 다른 회사를 보지도 않았어요. 레이블 조직이 생기기 전까지 마케팅과 광고 소재 제작을 맡았습니다.

한구  2018년 4월에 개발자로 가장 먼저 입사했어요. 원래 인디 게임 개발자였는데, 한 인디게임 커뮤니티에서 토니(대표)님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걸 보고 흥미가 생겨 지원했어요. 토니님의 철학을 배우다 보니 제 철학도 생겼고, 그러다 시작한 게 운빨존많겜이었죠. 지금은 스튜디오 리드이면서 퍼블리싱 LD도 겸임하고 있어요.

애덤  저는 광고대행사 마케터로 일을 시작했어요. 타사 브랜드를 키우다 보니 '내 프로젝트'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그래서 게임 업계로 와 라그나로크와 풋볼 매니저를 마케팅했습니다. 그러다 제품이 좋아야 마케팅 또한 효과가 배가 된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개발사로 옮겨 세븐나이츠에서 PM8을 시작으로 PD까지 했고, 그랑사가 PD도 맡았어요. RPG 커리어만 쌓이는 게 맞는지 고민하던 차에 캐주얼 시장의 기회가 보여서, 캐주얼을 가장 잘 만드는 회사를 찾아 왔습니다. 랜덤다이스 고(GO)를 거쳐, 지금은 레이블 조직을 이끌고 있어요.

 

출시 전 재미평가 때 가장 먼저 주목하는 것은

출시를 앞둔 게임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무엇인가요?

한구  재미가 제일 우선순위지만, 저는 개발자다 보니 제 나름의 성공 공식이 있어요. 게임을 계속 내고, 나간 게임들을 지켜보면서 쌓인 감인데요, 대중성, 스타일, 재미 자체, 조작감. 이걸 다 펼쳐놓고 보면서 어느 수준을 넘으면 '될 수도 있겠다'고 판단합니다.

쌤  저는 무조건 복잡하면 안 된다는 주의예요. 코어에 붙는 시스템이 한두 개는 괜찮아요. 그런데 그게 세 개가 되는 순간 '고관여 유저를 위한 게임'이 돼버려요. 직관적으로 유치원생이 설명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가. 그게 명확한 기준이에요.

그리고 하나 더 보는 게 '하방'9이에요. 게임에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결국 게임의 퀄리티는 그중 가장 낮은 것에 맞춰져요. 퍼블리싱도 똑같습니다. 마케팅, 소재, 운영 중 가장 약한 데가 성과를 정해요. 그래서 저는 하방을 상승시키는 쪽, 그러니까 가장 취약한 요소를 개선하는 쪽으로 주로 봅니다.

애덤  저는 크게 두 가지를 봐요. 첫 번째는 목표와 몰입이에요. 같은 시스템이라도 그냥 하는 것과 무엇을 위해 하는 것은 경험이 완전히 달라요. 유저가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지금 어떤 상황이고 무엇을 골라야 하는지, 그 선택으로 상황이 바뀐 것이 플레이 중에 잘 전달되는가. 그게 게임이 주려던 재미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봐요.

두 번째는 만드는 사람입니다. 론칭과10 라이브에는 산더미 같은 문제가 있고, 그걸 개발팀과 퍼블리싱이 같이 풀어야 해요. 그래서 메이커가 이 게임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성과와 상관없이 지키고 싶은 철학이 명확한지를 많이 확인해요. 물었는데 본인의 철학이 명확하지 않다면, 당장의 지표가 좋아도 팀의 컨디션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반대로, 지표는 안 좋았는데 팀을 믿고 간 경우도 있나요?

애덤  협타디가 그랬어요. 초반엔 반짝했지만 그 다음부터 계속 위기였죠. 언제 피벗11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팀이 좋았어요. 자기들이 내렸던 결정이라도 유저 피드백을 보고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빠르게 바꿨어요. 반대로 지표는 좋은데 문제나 다음 계획을 이야기할 때 주도적인 제안이 보이지 않으면, 그때는 더 가까이에서 같이 들여다봐요. 게임 하나는 수많은 협업의 결과물이에요. 기준이나 철학이 없으면 균형이 무너지고, 결과도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져요.

스튜디오와 레이블, 서로가 서로를 찾는 방식에 대하여

게임을 보는 기준은 디렉터들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렇다면 스튜디오와 레이블은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함께 책임질까요? 
레이블 체제 도입 이후 달라진 점을 물었습니다.

레이블 체제 이전과 이후는 무엇이 달라졌나요?

쌤  예전엔 만든 게임은 출시한다는 스탠스였어요. 마케팅이 전체 출시를 맡을 때는 1년에 30개 정도가 나갔는데, 그중 살아남는 건 1~2개였어요. 그런데 돌아보면 실패의 모습은 제각각이어도, 원인은 비슷한 경우가 많았어요. 레이블 체제로 바꾸면서 토니님이 "모든 게임을 담당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어요. 지금은 레이블이 늘어나서, 스튜디오와 레이블이 서로 성향이 맞는 쪽과 매칭되기를 선호해요.

 

 

아직 레이블과 매칭되지 않은 게임은 어떻게 되나요?

쌤  저희는 같은 회사 안이니까, 어떻게든 맞는 레이블과 이어질 수 있도록 매칭을 도와요.

애덤  저는 그 상황 자체를 배울 기회로 써야 한다고 봐요. 레이블 체제는 결국 회사 안에 작은 시장을 만든 거예요. 열심히 만들었고 재밌다고 믿는데 아직 함께하겠다는 레이블이 없다면, 한 번 돌아볼 신호예요. 그때 "어떻게 하지?"보다 "왜 아직 선택받지 못했지?"를 먼저 물어보면 좋겠어요. 원인을 같이 짚어볼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니까요.

바로 매칭되지 않았다고 게임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게임은 레이블을 만나기 전부터 스튜디오 안의 재미 평가를 거치며 다듬어지고, 회사는 되도록 모든 게임이 잘 맞는 레이블과 만나도록 연결합니다. 반대로 여러 레이블이 한 게임에 함께하고 싶어 할 때는, 스튜디오가 게임을 가장 크게 키워줄 레이블을 고르기도 합니다.

 

 

지금 보면 레이블마다 잘되는 게임이 하나씩 있는 것처럼 보여요.

애덤  지금만 보면 그렇죠. 그런데 레이블 체제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대부분 적자였어요. 협타디도 출시하고 1년 가까이 적자를 겪으며 계속 시장을 뚫으려고 했고요. 메인 프로젝트라고 할 게 없는 상태에서 키워온 게, 지금에서야 운영할 수 있는 크기가 된 거예요.

게임성과 사업성, 시소 위에서 

 

한구님은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개발 스튜디오 장)와 LD(레이블 디렉터)를 같이 맡고 계시죠.
내 게임을 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LD까지 맡게 된 건가요?

한구  제가 만든 게임이 한때 잘됐다가 꺾이기 시작했고, 그 이유를 계속 분석하고 있었던 와중에 게임 밖의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게임에서 열심히 준비해도 리텐션12이 잘 안 오르는데, 마케팅이 잘 타면 올라가요. 그래서 토니님께 "마케팅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다음 날 LD가 됐습니다.

두 직책을 다 경험해보니 무엇이 다르던가요?

한구  보는 시야가 완전히 달라요. CD일 때는 요청이 정말 많이 들어왔어요. 이것 좀 해주세요, 저것 좀 더 보여주세요. 저는 그걸 다 쳐냈어요. 게임은 순수하게 가야 한다는 철학이 너무 확고했고, "추가되는 것 없어도 잘된다, 없으니까 더 잘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LD가 되고 다른 게임을 퍼블리싱하다 보니, 제가 예전에 받던 그 요청을 제가 그대로 하고 있더라고요. "아닌데, 지금 이게 필요한데" 하면서요. 상황이 안 좋으면 사업성을, 좋으면 게임성을 더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둘 다 해본 게 타협점을 찾을 때 도움이 돼요.

 

 

철학이 확고한 CD와 의견이 맞지 않을 땐 어떻게 하세요?

한구  게임 만드는 사람들은 정말 자기 게임에 대한 확신이 강하다 보니, 의견을 조율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저도 엄청 센 편이고요. 그래서 본인이 스스로 깨닫지 않으면 조율이 제일 힘들어요. 시장 조사를 보여주고, 제 경험을 계속 이야기해요. 그래도 열 번 말하면 한두 번 통할까 말까예요. 그러고 시간이 지나서야 "아, 그러네" 하시더라고요.

쌤  저는 여기서 늘 고민되는 지점이 있어요. 마케팅은 항상 LTV13를 고민하고 "올리자" 하는데, 개발팀 입장에서는 "지금 우선순위는 이건데"가 되거든요. 실패를 겪고 나서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그때 그랬으니까 이번엔 이렇게"가 돼야 하는데, 그 경험이 다음으로 잘 이어지지 않을 때가 있어요. "지난번엔 운이 없었다"로 정리되는 거죠. 그래서 실패에서 배운 걸 레이블과 스튜디오가 함께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구(구스 레이블 LD)

 

111퍼센트를 대표하는 지금의 게임을 처음 만났을 때 어땠나요? 잘 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펜타곤 디펜스가 운빨존많겜이 되기까지

한구  저는 자신 있게 끌고 갔어요. 만들기 전부터 "대박 칠 거다"는 얘기까지 했으니까요. 이 회사에서 오랜만에 만드는 프로젝트였고, 그동안 담아둔 걸 꺼낼 기회였어요.

원래는 토니님이 기획을 정해주고 시작하는 방식이었고, 처음 받은 건 펜타곤처럼 생긴 맵을 빙글빙글 도는 디펜스14였어요. 받자마자 다음 날 미팅에서 "그렇게 할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았어요. 대신 어떻게 할지, 돈을 벌려면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지 다 가져가서 제안했더니 "재밌겠네" 하셨고, 그렇게 바로 출발했죠.

제가 재밌게 했던 게임 중에 시스템이 너무 복잡한데, 한번 빠지면 못 빠져나오는 게임이 있었어요. 그걸 모바일에 맞게 이것저것 섞었어요. 또 랜덤다이스를 운영하면서 느낀 인사이트도 녹여냈어요.

운빨존많겜의 경우 "이건 무조건 바이럴이다" 싶었죠. 그래서 밈 감성을 의도적으로 넣었고, 이름도 그랬어요. 확률 기반 게임이라 '운빨'을 붙였고, '럭키 디펜스' 같은 후보에 좀 아슬아슬한 이름까지 나왔는데, 위험하지 않나 싶어서 사내 공모전을 열었어요.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원하던 감성이 딱 살아 있었죠. 유저 반응도 원하는 대로 나왔어요. 만들 때의 철학과 의도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눈코입 없는 주사위가 협동을 택하기까지

쌤(쌤띵 레이블 LD)

쌤  랜덤다이스는 2020년 초에 정점을 찍고 그 후 여러 시리즈를 내면서 IP를 활성화해보려 했죠. 마케팅에서는 고민이 하나 있었어요. 주사위는 감정이입을 하기 어려운 IP예요. 의인화를 해도 눈코입이 없으니 표정을 지을 수가 없고요. 광고 소재에서 감정을 보여주려면 주변 환경이나 대사, 행동에 기대야 했어요.

두 번째는 PvP15였어요. 당시엔 대부분의 게임이 'PvP를 할래, 스테이지를 깰까' 둘 중 하나였고, 랜다 시리즈도 PvP가 기본이었죠. 그런데 PvP는 이기면 도파민이 터지지만, 지면 떠나요. 플레이할수록 떠나는 사람이 늘어서 스케일16하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코로나 이후로는 유저들의 성격이 더 라이트해졌어요.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가 엄청 낮아졌고요. 저희가 공략하려는 유저에게는 대전의 피로도가 진입 장벽이 된다고 봤어요. 운빨존많겜이 PvP를 아예 뺀 협동 구조로 터지는 걸 보면서 "대전이 맞나"를 다시 고민했고, 랜덤다이스2는 스트레스 없는 협동에 무게를 두게 됐죠. 가챠17를 없애는 시도도 넣었어요. 회사가 정말 아끼는 IP라서, 지금도 라이브를 하면서 계속 다듬고 있습니다

 

역주행 서사 - 전략의 실패일 뿐, 팀 전체의 실패는 아니다

애덤(덤프트럭 레이블 LD)

 

협타디는 역주행으로 알려져 있죠. 수익 모델을 잘 짠 건가요, 마케팅으로 유저를 다시 데려온 건가요?

애덤  원래는 운빨존많겜 론칭 바로 다음 주가 협타디 론칭이었어요. 두 게임은 형제 게임이라, 굳이 우리끼리 카니발리제이션18을 낼 필요가 없다고 봤어요. 그래서 협타디는 준비 시간을 벌고 운빨을 더 밀어주자고 회사에 요청했고, 받아들여졌어요.

론칭해보니 한국 지표는 괜찮았어요. 하지만 한국만 보면 운빨과 다시 부딪히니, 미국에서 가능성을 봤죠. 당시 제가 협타디 CD였고, 미국향19 업데이트를 결정했어요. 6개월 동안 미국을 뚫으려고 여러 업데이트를 해봤는데, 결론은 "힘들다"였어요. 냉정하게 보면 더 유지할 명분도 없었고요.

피벗이 당연한 결정이었죠. 그런데 제가 회사에 하나를 더 제안했어요. 이건 제가 선택한 전략의 실패이지, 이 게임의 가치나 개발팀의 역량이 부족했던 건 아니다. CD로서 내렸던 전략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고, 새 판을 짜겠다고요.

새 전략은 한국향이었어요. 쉬운 캐주얼, 운빨보다 가볍게 즐기는 포지션에서, 한국 유저들이 좋아하는 깊이 있는 전략 생태계로 다 바꿨어요. 포지션도 그때 바꿨고요. 게임을 좋아해주는 유저가 예상보다 연령대가 높았거든요. 그 유저들에 맞게 약 3개월 동안 전체 설계를 다시 했고,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걸 확인했어요.

그래서 "3개월만 더" 쓰겠다고 했고, 그 결과 마케팅비를 회수하면서 유저를 모을 수 있는 수준이 됐어요. 그때부터 스케일업을 할 수 있었죠.

 

 

그렇다면 처음 세운 가설 중 맞았던 것과 틀렸던 것은요?

애덤  맞았던 건 협동 게임의 본질과 대전 게임의 한계예요. 사람들은 피곤한 걸 좋아하지 않아요. 이 가치는 몇 년이 지나도 이 게임에서 유지될 거예요. 틀렸던 건 타겟이었어요. 저연령 유저가 가볍게 즐길 거라고 보고 상품도 다 그에 맞게 설계했는데, 그런 유저는 오래 남지 않았어요. 오히려 유저들의 피드백이 지금의 협타디에 가까운 아이디어를 주고 있었죠. 그 힌트를 따라 역방향으로 간 게 시장에서 훨씬 유리했습니다.

출시 이후 예측에서 관측으로

한구님, 운빨존많겜은 출시 후에도 처음 생각대로 갔나요?

한구  처음에 생각한 게 맞았다고 지금도 생각해요. 그런데 그 이후는 완전히 달랐어요. 게임을 궤도에 올리는 것과 올라간 뒤 유지하는 것은 너무나 다릅니다.

처음엔 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먼저 와요. 시간이 지날수록 디펜스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광고를 보고 들어온 유저가 계속 쌓이고요. 그분들께는 제가 처음 세운 가설이 안 먹혀요. 그래서 더 쉽게 안착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봤는데, 그것도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가설 열 개를 세우면 맞는 건 한두 개예요. 게임의 볼륨이 커지면 내려가는 힘이 그만큼 세거든요.

쌤님은 가장 최근에 랜다2 출시를 겪으셨죠.

쌤  출시하고 일주일까지는 예측대로 움직여요. 그때까지는 이 장르를 좋아하는 코어 유저20들이 들어오니까요. 그다음부터는 그 바깥에 있는 유저들을 데려와서 규모를 키워야 하는데, 초반 동선을 아무리 고민해도 3~4일이 맥스예요. 그 이후로는 예측이 의미가 없고, 관측으로 바꿔야 해요. 원인은 알아요. 그럼 해결책은 뭐지? 그 고민을 매일 하는 거죠. 그래서 론칭이 중요해요. 초반 허들을 넘지 못하면 라이브에 가도 살아나기 어려워요.

 

무엇을 위해 만들고, 왜 재밌는지 말할 수 있는가

예측이 통하지 않는 구간을 버티게 하는 건 결국 팀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은 사람에게로 돌아갔습니다.
레이블이 함께 성장하고 싶은 팀은 어떤 모습일까요.

 

LD로서 퍼블리싱할 때, 어떤 팀과 어떤 게임을 만나고 싶나요?

애덤  본질적인 재미는 분명히 있어야 해요. 재미가 없는 게임은 없겠지만, 그걸 초반 3분 안에 느끼게 하는 게임과 그렇지 못한 게임은 정말 많아요. 재미가 가장 커지는 순간이 잘 정의돼 있고, 첫 플레이 안에 그 순간을 겪거나 그리로 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야 해요. 그래야 몰입이 되거든요.

팀은 코딩이나 기획 역량보다는 태도를 봐요. 자기 게임에 대해 쉬지 않고 얘기할 수 있고, 몇 번을 물어도 같은 답을 명확하게 하는 사람이요. 재밌는 순간을 얘기할 땐 눈빛부터 달라요. 남들이 재미없다고 해도 왜 재밌는지 얼마든 설명할 수 있고요. 그런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좋은 팀이라고 봐요.

게임은 확률로 따지면 9대 1의 싸움이에요. 그보다 이런 팀과 인연을 만들어 계속 작업할 수 있다는 게 더 가치 있어요. 지금은 실패하더라도 언젠가는 성공시킬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한구  저도 애덤님과 비슷해요. 게임 만드는 사람은 자기 게임을 정말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이게 정말 재밌나"를 끊임없이 의심해야 해요. 저는 재밌다고 했다가도 다음 주에 눈 뜨면 "재미없네" 하고 또 다른 고민을 하거든요. 밥 먹다가도 "이렇게 해볼까" 떠올리는, 게임에 몰입해 있는 사람이요. 그래야 게임이 잘 나오더라고요. 무엇을 왜 넣었고 왜 뺐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요.

그리고 CD가 저와 맞는 철학을 갖고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복잡한 걸 정말 싫어하거든요. 스팀 게임을 깊게 하는 분들보다는, 지하철에서 어디서든 가볍게 할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하는 쪽이 저랑 맞아요. 제가 그런 유저라서요.

쌤  저는 한 단어로 하면 주인의식이에요. 저도 기획자로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내 것'이라는 마음으로 일했어요. 게임은 결국 만드는 사람이 가장 잘 아는 일이에요. 누가 정해주길 기다리기보다 "이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하고 먼저 들고 오는 사람이 좋아요. 그런 파트너라면 저희도 끝까지 같이 책임질 수 있죠.

 

디펜스 너머, 국내 너머

마지막으로, 올해와 그 다음의 목표는요?

쌤  올해는 레이블 체제를 본격적으로 돌린 첫해예요. 팀과 함께 세운 목표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올해 실패하며 배운 것들을 가지고 레이블을 다시 한번 정비하려고 합니다.

애덤  저는 국가 포트폴리오예요. 냉정하게 보면 아직 한국 말고는 주력 시장이라고 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아요. 앞으로 내는 게임은 "이 프로젝트는 미국, 이 프로젝트는 일본"처럼 국가를 맡길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안 되는 게임으로 그 나라를 배우는 것과,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서 배우는 것은 차이가 크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매출보다 더 많은 나라에서 활동하는 게 목표예요.

한구  디펜스는 저희가 정말 많이 만들었고 잘해왔어요. 이제는 다른 장르로 한 번 더 성공해보고 싶습니다.

같은 질문, 본질적인 답

답은 조금씩 상이했지만 세 디렉터분들의 의견은 한 문장으로 수렴했는데요,

결국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와 '그 재미를 끝까지 지켜낼 사람(팀)'이 함께 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표가 좋아도 만든 사람이 "이건 꼭 지키고 싶다"고 말하지 못하면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지표가 나빠도 틀린 걸 인정하고 바꾸는 팀이라면 끝까지 함께하고자 했습니다.

이런 팀과 게임이라면, 문을 두드려 주세요

 

레이블마다 선호하는 게임과 판단 기준은 다릅니다. 다만 자기 게임의 재미를 설명하고, 유저의 반응을 바탕으로 개선을 제안하는 태도는 공통으로 중요하게 이야기했습니다.

☐  첫 플레이 3분 안에 핵심 재미가 전달되는가?

☐ 유저 피드백을 바탕으로 무엇을 바꿔봤는가?

☐  무엇을 위해 만들었고 왜 재밌는지, 몇 번을 물어도 같은 답을 할 수 있는가?

☐  틀렸을 땐 인정하고, 다음 수를 먼저 들고 올 수 있다

111퍼센트의 레이블은 여러분의 게임이 더 많은 유저를 만나 더 크게 성장하도록 론칭부터 라이브까지 함께합니다.
외부 개발팀과 인디 스튜디오도 슈퍼패스트의 스튜디오·레이블과 연결되어 퍼블리싱과 투자를 함께 논의할 수 있습니다.
위 체크리스트를 확인해 보시고 언제든 저희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문의  superfast.best/contact

각주

1. IP(Intellectual Property): 캐릭터, 세계관처럼 게임이 가진 지식재산.

2. CD(Creative Director): 개발 스튜디오를 이끌며 게임의 방향과 완성도를 책임지는 사람.

3. LD(Label Director): 레이블을 이끌며 게임의 출시와 마케팅, 출시 이후의 성장을 책임지는 사람.

4. UA(User Acquisition): 광고 등으로 새 유저를 데려오는 일.

5. RPG(Role-Playing Game):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역할수행 게임 장르.

6. PD(Producer): 게임 개발 전반의 방향과 일정, 예산을 총괄하는 책임자.

7. BM(Business Model): 게임이 돈을 버는 구조. 인앱 결제, 광고 수익 등.

8. PM(Project Manager): 개발 일정과 팀 간 협업을 관리하는 직무.

9. 하방: 성과나 품질의 바닥선. 가장 약한 요소가 정하는 최저 수준을 말합니다.

10. 라이브: 출시(론칭) 이후 업데이트와 이벤트로 게임을 계속 운영하는 단계.

11. 피벗(Pivot): 장르, 타깃, 시장 등 게임의 방향을 크게 바꾸는 것.

12. 리텐션(Retention): 유저가 시간이 지나도 게임에 다시 돌아오는 비율. 잔존율.

13. LTV(Lifetime Value): 유저 한 명이 게임을 떠날 때까지 가져다주는 총수익.

14. 디펜스: 몰려오는 적을 유닛이나 타워를 배치해 막아내는 게임 장르.

15. PvP(Player versus Player): 유저끼리 겨루는 대전 방식.

16. 스케일(업): 마케팅 투자를 늘려 유저와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것.

17. 가챠: 캐릭터나 아이템을 무작위로 뽑는 유료 확률형 상품.

18. 카니발리제이션: 같은 회사 게임끼리 유저와 매출을 나눠 갖는 현상.

19. 미국향: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맞춘 방향. 한국향도 같은 뜻.

20. 코어 유저: 해당 장르를 깊이 즐기는 충성도 높은 유저.